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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체인지업이 2019년 가장 효율적인 구종이었을까?

즐라쭈리 2019. 11. 11. 09:13

[FanGraphs]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2019년 가장 효율적인 구종이었을까?

Was Hyun-Jin Ryu’s Changeup the Most Effective of 2019?

 

 

 

 

 

[Fangraphs = Michael Augustine]

 

 

 

 

진정 투구를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주기적으로 약한 타구를 만들어내거나 헛스윙을 유도하는 것? 둘 다? 그런 것들이 투구 자체의 결과로 나타난 것일까, 혹은 셋업 시 다른 구종을 던질 수 있는 레퍼토리에서 나온 것일까? 무브먼트는? 그것만으로도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까?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둘 다 흥미로운 구종이다. 특히 슬라이더는 여러 가지로 변형되기도 한다. 체인지업은 다양한 그립으로 던질 수 있고 각각 다른 회전을 보인다. 서클 체인지업, 벌칸 체인지업, 포쉬 체인지업, 스리 핑거, 스플릿 등 참 많다.

루이스 카스티요, 카일 헨드릭스, 마이크 마이너, 잭 그레인키는 뛰어난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몇 없는 투수들이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선수지만 인지도 면에서는 떨어지는 투수가 하나 있다. 2019 시즌을 통틀어 가장 효과적인 체인지업으로 선정되는 볼을 뿌리는 투수. 바로 전 LA 다저스 선발투수이자 현재 FA인 류현진이다.

 

 

 

 

 

그의 체인지업을 살펴보기 전에 ‘Pitch Info’에 따른 ‘효과적인’체인지업이 어떤 결과물을 가져다주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투구의 효율성에 대한 평가는 ‘피치 밸류’를 통해 이뤄질 것이다. 이는 한 투수가 던진 공이 얼마나 괜찮았는지를 측정하는 도구라 할 수 있다. 타자들이 방망이를 휘두른 것이 생산적인 결과로 이어졌는지, 혹은 아웃되는 빈도 높았는지. 이런 등급에는 실제적인 예측치는 없다. 대신 한 시즌에 걸쳐 일어난 일을 반영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피치 밸류가 유용한 점이다.

물론 숨겨진 문맥이 있으니 감안은 해야 할 것. 투수가 높은 점수를 받을만한 공을 던진다 하더라도 그것이 항상 점수표에 크게 작용하진 않는다. 투수는 다른 구종을 던짐으로써 또 다른 구종의 점수를 더 좋게 만들 수도 있다. 예로, 다이너마이트 같은 직구와 엄청난 변화구를 지녔다고 한다면, 빠른 공과 변화구를 적절히 배합한다면 타자들은 밸런스를 잃게 될 것이고 투수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공, 이 글에선 체인지업 때문일까? 혹은 속구의 후유증일까?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훌륭한 것은 체인지업 그 자체가 뛰어나기 때문일까, 그의 패스트볼이 브레이킹볼을 잘 보완한 덕택일까? 

이 표에선 체인지업 구종가치를 wCH/C 100 스케일로 표시했다. 투수들은 다양한 체인지업을 던지며 각 경기장 그라운드 상태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평준화시켜 더 정확하고 더 나은 관점에서 보기 위함이다. 아래 체인지업 밸류 차트는 2019시즌 최소 8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중 체인지업을 최소 20% 이상 활용하는 투수들을 대상으로 나타낸 것이다.

 

* wCH/C 100이란?

해당 선수가 체인지업을 100구 던졌을 때 팀에 몇 점이나 기여하는지를 나타내는 스탯이다. 피치 밸류에서 리그 평균은 0점이며, wCH/C는 100구를 던지는 동안 해당 투수의 체인지업이 wCH/C 점수만큼 덜 실점했음을 의미. 일반적으로 +2.0 이상을 리그 최상급 구위로 평가.

류현진의 체인지업 이야기를 해보자. 2019시즌 그는 평균 112도로 추정되는 회전축에 평균보다 6% 낮은 약 시속 80마일, 평균보다 18% 낮은 분당 1487 회전율의 체인지업을 던졌다. 위와 같은 무브먼트를 보이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수평으로 7.5, 수직으로 2.3 브레이크를 생성하는 피치 형태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체인지업 데이터들을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나는 Andrew Chamberlain의 유용한 피치 리더보드 차트를 인용하고자 한다. 류현진이 던지는 체인지업의 wOBA는 .257에 불과하며 체인지업의 투구 빈도가 20% 이상이며 최소 500구 이상 던진 투수들 중에서 오직 마이크 마이너만이 그보다 낮은 wOBA를 보이고 있다. 그의 체인지업에 컨택이 된 타구 중 절반 이상은 땅볼이었고 이는 류현진이 땅볼 비율 전체 18위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땅볼 타구로만 따지면 그는 던져 최소 25구 이상 컨택이 된 체인지업을 던진 투수들 중 12번째로 낮은 wOBA를 보이고 있다.

투수 자신 외에도, 스트라이크 콜이 관대하거나 인색한 심판, 프레이밍이 뛰어나거나 좋지 않은 포수 등 투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 중 44%는 스트라이크 존 내 외곽에 걸치는 곳을 향해 던져졌다. 

그는 배터리 파트너로부터 프레이밍 도움을 받았을까? 그와 주로 호흡을 맞추는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은 팬그래프 프레이밍 메트릭에서 1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9년에만 류현진이 체인지업으로 17개의 스트라이크 콜을 받게끔 도왔다. 마틴의 프레이밍으로 스트라이크 선언이 된 공 중 무려 27%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큰 요인은 아니지만 도움이 됐음은 틀림없다.

그와 상관없이 류현진은 체인지업으로 56%의 꽤 높은 따라나오는 스윙(헛스윙 혹은 약한 타구를 유도하는 어쩔 수 없이 휘두르게 만드는 스윙)비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타자에게는 87%로 압도적인 모습. 아래 사진은 그의 체인지업 헛스윙 히트맵이다.

 

 

 

그의 체인지업이 효과적인 구종이 되도록 만든 또 하나의 요인은 특정 상황에 그가 보인 뛰어난 볼 배합이다. 그는 볼 카운트에서 앞서나갈 때 패스트볼만큼이나 체인지업을 많이 활용했다. 특히 우타자를 상대로 꾸준히 썼으며 좌타자들을 상대로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할 때 가장 많이 던졌는데, 카운트상 타자가 앞서갈 때 26% 비율로 던졌고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29%로 활용했다.

 

 

 

 

이 표에서 흥미로운 점은 그가 언제 어떤 공을 던질지 명확한 암시가 없다는 점. 구속 또한 흥미로운데, 여러 구종들이 다양하게 흩뜨려져 있다. 그가 던지는 포심, 싱커, 커터 세 종류의 패스트볼은 80마일 후반대부터 90마일 초반대이며 커브는 70마일 초반, 체인지업은 평균 80마일 정도다. 여러 공을 배합할 수 있는 능력과 넓은 범위의 구속으로 그는 타자들을 제압하거나 혼란시키는 셋업 동작을 하지 않고도 밸런스를 깨뜨릴 수 있다.

류현진이 체인지업에 속도록 가장 자주 쓰는 구종은 포심인데, 커터와 커브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류현진이 더 강한 체인지업을 사용하기 위해 속임수를 한 꺼풀 더 쓰고 있는지 알아보자. 이는 Baseball Prospecus의 터널링 데이터(PreMax와 PlatePreRatio)를 통해 확인할 것이다. 우리가 찾아낸 콤보는 최소 5번 이상 사용됐다.

 

이처럼 표본이 적은 이유는 류현진이 타자들을 상대로 늘 같은 패턴을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 지표를 오롯이 믿어서는 곤란하다. 하지만 이것을 통해 그가 체인지업과 자주 섞어 쓰는 두 구종을 배합할 때, 체인지업을 골라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실감하게 해준다. 체인지업과 패스트볼의 회전 방향은 어느 정도 비슷한데(약 30도 차이), 이런 작은 표본에 근거해선 이것 역시 속임수의 한 부분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좌타자를 상대론 패스트볼에서 체인지업으로 이어지는 볼 배합이 최고인 것처럼 보인다. 좌타자들은 터널 포인트(홈 플레이트에서 23.8피트 앞)에서 꽤 가까운 경향이 있기 때문에 PlatePreRatio에선 평균(11.9)보다 높았다(12.1).

우타자들에겐 커터를 던지고 체인지업으로 넘어가는 볼 배합이 꽤 잘 들어맞았다. 앞서 언급한 좌타자 상대 패스트볼->체인지업보다도 더 좋은 모습(8.4). 그의 포심과 체인지업은 수평 브레이크 상으로 매우 비슷한 수치를 보이는데 후자가 더 떨어졌다.

 

 

 

 

지난 시즌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한 류현진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온다. 그를 영입하는 팀은 드래프트 보상픽을 잃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선택지다. 그에게 제시될 가능성이 높은 계약 규모를 고려하면 LA 리턴은 별로 일어날 것 같지 않다.

모든 메이저 리그 팀들이 어느 정도 선발진을 꾸리고 있는 상태며, 류현진은 올겨울 다른 FA 선발 투수에 비해 부상 이력 때문에 다소 구미가 당기지 않는 선택지일 수도 있다. 하지만 ERA 타이틀을 보유했음 FIP도 3점대 초반을 마크한 류현진이 이번 오프시즌 최대어 중 하나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팬그래프에서 선정한 이번 시즌 FA Top 50 리스트에서 13위에 오르기도.)

엘리트 레벨의 체인지업을 앞세운 류현진은 타자들을 극도로 신경 쓰게 만드는 능력도 배양했다. 그와 계약하는 팀은 분명 1,2선발로 고려한 영입일 것이며 즉시 팀에 동력이 될 로테이션의 핵심 축 역할을 맡길 것이다.

 

 

원문링크

https://blogs.fangraphs.com/was-hyun-jin-ryus-changeup-the-most-effective-of-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