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잭 라빈과 시카고 불스가 함께 도약할 수 있을까?

즐라쭈리 2022. 1. 27. 04:08

[TheRinger] 잭 라빈과 불스가 함께 도약할 수 있을까?

Can Zach LaVine and the Bulls Make the Leap Together?

시카고가 플레이오프로 돌아오기 위해, 또 티보듀 시대 이후 첫 PO 승리를 위해서는 덩크 콘테스트 챔피언이 All-NBA급 선수가 돼야만 한다.

[The Ringer = Zach Kram]

시카고 불스의 마지막 PO도 5년이나 흘렀지만 직전 시즌도 윈나우를 위한 자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32세임에도 여전히 전성기인듯한 더마 데 로잔을 데려왔고 언제든 수비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알렉스 카루소와도 계약했다. 트랜지션에 강하고 오픈 3에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론조 볼도 손에 넣었다.

마이클 조던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의 곡이 유나이티드 센터에서의 선수 소개 사운드를 채우고 있는 가운데,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최종 호명자는 바로 잭 라빈이다.

라빈은 불스에 가장 오래 몸담은 선수도 아니거니와 최다 득점자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불스 시대의 핵심 조각이다. 짐 보일런 감독 하 펀치-클락 체제(역자 주- 당시 불스 선수들은 보일런 감독이 도입한 훈련 시작과 끝마다 시간을 기록하는 punch-clock을 이용했다고 전해진다)를 시작으로, 프런트 오피스의 보스인 아투라스 카니소바스는 라빈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새 시대 불스는 과도기에서 빠져나왔다. 빠를 뿐 아니라 다재다능하고 엄청나게 때려 넣을 수 있다.

즉각적인 효과도 있었다. 14승 8패(12/2 기준)로 동부 지구 공동 2위이며 공수 양면에서 10위권의 지표를 보이고 있다. 이미 유타 재즈, 브루클린 네츠, 보스턴 셀틱스와 LA의 두 팀을 꺾은 바 있다. 새로이 개편된 선수단의 위력은 단순한 플레이오프 진출의 염원을 풀어줄 뿐 아니라 1라운드 홈 코트 어드벤티지까지 노려볼 정도다.

"늘 자신에 차 있어요. 언제나 옆엔 데 로잔과 부셰비치, 론조가 있어요. 이 점이 언제든 준비돼있게 할 뿐 아니라 자신감을 끌어올려줍니다"

시즌 개막 당시 라빈이 한 말이다.

"1옵션이 넘쳐난다고요"

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불스가 5년 만에 첫 PO 컴백을 위해, 더 나아가 탐 티보듀 이후로 첫 시리즈 승리 혹은 1라운드 2승 이상을 위해선 라빈이 1옵션을 넘어 리그 최고의 옵션이 될 필요가 있다. 여전히 NBA는 스타 중심의 리그이니 말이다.

All-NBA 선수를 배출하지 못한 채 해당 시즌 파이널에 올랐던 팀은 2009-10 시즌 보스턴 셀틱스가 마지막이다. 과거 All-NBA 이력은 물론 전성기의 끝자락이었다고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기도 했다. 같은 기준으로 우승까지 이뤘던 팀은 1988-89 시즌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다.

지난해 올스타에는 들긴 했지만 라빈을 All-NBA급 선수라고 부르긴 어렵다. 만약 그가 한 단계 더 도약한다면, 갑작스레 혼란스러워진 동부 컨퍼런스에서 불스가 잠재력을 대폭발 시킬 기회를 맞이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라빈이 껍질을 깨고 나오지 못한다면 여러 영입들이 수포로 돌아감은 물론, 내년 여름 비제한적 FA로 풀릴 그 역시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트레 영과 데빈 부커는 일명 '스탯은 좋지만 팀 성적은 별로인 선수' 이미지를 씻어냈다. 그 발자취를 밟을 유력 휴보가 바로 라빈이다.

그는 득점에서부터 보여주고 있는데, 이미 40득점 경기 수(14), 평균 득점 25점 이상(세 시즌 연속)항목에서 불스 역사상 두 번째에 올라있다. 물론 그 위는 누구인지 다들 알 테지만.

올 시즌은 엄청난 효율을 자랑했던 2020-21시즌만큼의 위력을 보이고 있진 못하지만 리그 전체적으로 슛 지표들이 나빠진 걸 생각하면 라빈은 그리 큰 낙폭을 보인 것도 아니었다. 지난 시즌 라빈의 TS는 리그 평균보다 11%나 높았고 이번 시즌은 엄지손가락 인대 부상을 달고 뛰면서도 9%나 나았다.

"라빈은 팀이 슛을 쏘게 한답니다. 그를 지켜보고 있으면 참 놀랍죠. 그 정도 난이도로 쏘고, 그런 방식으로 쏘는 걸 보고 있노라면 저는 참 행운아이자 복받았다니까요"

빌리 도노번 감독의 라빈에 대한 언급이다.

 

지난 시즌부터 따졌을 때, 라빈은 30%의 USG%와 60%의 TS를 보인 단 7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리고 다른 여섯은 모두 NBA의 얼굴들이다. (르브론 제임스의 TS는 59.9%였으며 29.9%의 USG%를 보인 니콜라 요키치 역시 언급될 만하다.)

이 리스트에 오른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라빈은 어느 분야에서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위 선수들처럼 볼륨이나 효율 면에서 눈에 띄는 임팩트를 보일 필요가 있단 이야기다.

수비 면에선 분명 더 좋아졌지만 코트 끝자락에선 여전히 마이너스인데, 많은 팀 동료들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힘든 매치업이 되도록 책임 전가하다시피 내몰게 되는 포제션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그를 아주 창의적인 패서라고 부르기도 어렵다. 지금에야 다른 선수들을 위한 창의적이고 똑똑한 플레이들이 종종 나오긴 하지만 말이다. 특히 엔드 라인으로 드라이브 인 해 들어갈 때나, 오픈 3를 노리며 열심히 뛰어다니는 동료들에게 볼을 뿌릴 때는 교활하게 여겨질 정도다.

트랜지션 상황에서 커터들을 포착할 때도 그렇다.

라빈과 불스는 페이스와 스페이싱에서 특히 탁월하다. 그 어느 팀들보다 경기당 트랜지션과 Cleaning the Glass(리바운드 세컨 찬스?)부분 포인트가 많다. 하지만 정돈된 수비를 상대로 득점을 올리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 편이다.

카루소는

"과도기에 있는 엘리트랄까요. 아직 하프 코트 오펜스에서 최고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향상시켜야 할 부분이죠"라고 말했다.

PBPStats.com에 따르면 시카고는 하프 코트 효율 면에서 11위이며 상대에게 실점한 이후 포제션에선 휴스턴 로케츠와 올랜도 매직만을 밑으로 둔 28위라는 보잘것없는 순위에 머물렀다.

도노번과 선수들은 공격면에서 "곤두박질쳤다"라는 이야기를 하곤 하거나, 특히 최근 경기에서 여러 차례 불스의 오펜스를 어렵게 한 지역 방어를 상대로 더 나은 슛 기회를 위해 페인트존으로 돌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눈다. 드 로잔은 "우리는 점프 슛, 또 점프 슛에 기대어서만은 안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점의 대표적인 예시가 라빈이다. 불스에 입단한 이래 어느 때보다도 미드 레인지 점퍼에 의존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는 덩크 콘테스트 2회 우승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골 밑 슛 비율은 커리어 사상 가장 낮다.

불스의 새 로스터가 라빈의 플레이 스타일과 잘 맞는 옷이긴 하지만 사실 제대로 가동되진 못했다. 다른 선발 자원들 중엔 치명적인 슈터가 없으며 카루소를 위시로 아요 도순무, 데릭 존스 주니어, 코비 화이트 등 벤치 자원들은 높은 에너지 레벨을 자랑하지만 사실 장거리 슛이 위협적인 선수들은 아니다. 팀적으로 불스는 3점 슛 시도 29위, 성공 개수 28개다. 라빈의 존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이유다.

그는 여전히 세 시즌 연속 3점 슛을 38% 이상으로 성공시키며 위협적인 슛 레인지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수비적인 가드들도 그를 불스 팀 동료들과는 다르게 대우했다. 라빈의 3점 슛 중 28%만이 와이드 오픈 찬스에서 나왔으며 NBA Advanced Stats에 따르면 불스에서 가장 낮은 수치일 뿐 아니라 우연히도 스테판 커리의 와이드 오픈 비율과 같은 수치가 나왔다.

그에게 '터프 샷 메이커' 칭호가 따른 이유가 여기 있다. 지난 시즌 개막 이후 라빈의 3점 슛 정확도는 슛 각도, 수비자의 거리 등을 고려할 때 예상치보다 8%나 높았다. 그 기간 최소 400개의 3점 슛을 시도한 77명의 선수들 중 5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읊자면 조 해리스, 커리, 조 잉글스, 마이클 포터 주니어가 그보다 위에 있는 이들이다.

"잭처럼 뛰는 선수는 본 적이 없어요" 드 로잔이 입을 열었다. "그가 공격적으로 해내는 것들은 가끔 참 겁나는 것들이죠. 그런데도 손쉽게 해내는 걸 보면 참 재밌죠. 그와 붙어보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게 제 레벨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고 할까요"

이 파트너십은 이미 엄청난 효과를 누렸다. 드 로잔은 풀타임 포인트 포워드 롤로 뛰고 있는데 라빈과 그는 모두 이번 시즌 경기당 득점 TOP 10에 올라 있으며 르브론에 이어 4쿼터 득점 2,3위에 랭크돼 있다.

페이서스 코치 릭 칼라일은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경기에 앞서

"그들은 매치업 상대를 짓이겨 놓죠. 둘 다 1대1에선 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들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대형 스코어러를 막기 위해 퍼리미터 수비수를 둘이나 기용할 수 있는 팀은 많지 않다.

라빈은 "상대는 저와 그(드 로잔)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죠. 우리 둘 중 하나는 플레이하기 좋은 기회를 포착하게 되겠지만요"

코치들은 이 둘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 여러 다른 접근법을 취하지만, 불스의 듀오에겐 엄격한 룰이 있다. 그들이 함께 뛴 22경기 내내 불스는 라빈과 드 로잔이 벤치에 있는 동안 단 한 번도 가비지 게임을 하지 않았다. 도노번은 항상 이 둘 중 한 명은 뛸 것을 확실히 해두고 있다. 그리고 이런 두 명의 스타플레이어가 하나를 상대하는 구도에 적응한 듯하다. 라빈과 드 로잔 모두 둘 중 한 명이 벤치에 있을 때 효율성은 약간 떨어질지라도 더 많은 슛을 던지고 있다.

PBPStats.com에 따르면 드 로잔만 뛰는 라인업에선 100포제션당 16.2점차로 상대를 압도하고 있으며 라빈만 뛸 때는 -7.4다. 하지만 운 적인 요소도 배제할 순 없다. 라빈만 있는 라인업에서 상대는 41%로 3점을 꽂아 넣는 반면, 드 로잔이 있을 땐 32%였다. 코로나19로 7경기 동안 코트를 떠나있던 니콜라 부세비치의 폼이 돌아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커리어 최악의 슛 슬럼프를 겪었고 드 로잔이 벤치에 있을 때 이 점이 더 부각됐다.

시즌 1/4가 지난 현재, 도노번은 여전히 선수 결장뿐 아니라 최적의 로테이션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불스 선수 중 가장 많이 뛴 9명 중 8명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팀에 몸담은 선수들이다. Basketball-Refernce에 따르면 레이커스만이 그들보다 더 로스터의 연속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로스터의 변혁은 매우 빨랐는데, 2019 드래프티인 화이트는 라빈과 더불어 보일런 시대를 겪은 유이한 선수다. 마찬가지로 둘 모두 확실히 팀이 달라졌음을 실감했던 것 같다. "유나이티드 센터에서만 3년째인데, 제가 온 이래 가장 재미있는 시즌이에요" 최근 홈에서 닉스를 꺾은 뒤 한 말이다.

이제 라빈은 불스 농구의 세 테마를 모두 겪었다고 할 수 있다. 지미 버틀러와 트레이드 돼 시카고로 온 초기 리빌딩 시기, 이어 내부 이야기로 혼란스러웠던 보일런 시대를 넘어 불스 프랜차이즈를 5년 이상 후퇴시켰던 (버틀러)트레이드의 다른 조각들이 남아있지 않은 현재까지. 이제 그들은 잠재적 컨텐더라고 할 수 있다.

그 5년은 라빈에게 있어 크나큰 성장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날 것과도 같은 선수였던 라빈은 ACL 파열을 겪기도 했지만, 아마 내년 여름엔 가장 매력적인 FA 선수일지도 모른다. 다른 팀들보단 불스가 라빈 수성에 앞서있지만 선택의 키는 라빈에게 있다. 연장 계약을 선호하는 기조가 형성돼 있긴 하지만.

새크라멘토 킹스가 라빈을 영입하려 하자 불스가 매치시켰던 라빈의 지난 FA는 아주 혹평 받았었다. 이제 그는 플레이오프 홈 어드벤티지까지 노려보는 팀의 고투가이이자 불스 팬들로부터 가장 큰 환호를 받는 선수다. 이제 남은 시즌은 그의 이미지가 새겨진 이 팀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시험대이자 자신의 실링을 더 높일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시간일 것이다.

원문 링크

https://www.theringer.com/nba/2021/12/2/22813473/chicago-bulls-zach-lavine-free-agency

NBA를 대표하는 덩커로 알려진 잭 라빈에 관한 글인데요, 이제는 단순한 하이라이트 덩커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스코어러로 거듭났죠. 이번 시즌은 특히 성적 면에서도 수확을 거두고 있는데요. 이 글을 게시하는 오늘 브루클린을 격파하는 데 앞장서며 불스를 동부리그 1위로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언급된대로 터프 샷 메이커라는 점이 또 하나 그의 매력이지 않은가 싶네요. 화려한 덩커이자 40%에 가까운 3점 슛 성공률을 자랑하는 샤프 슈터인데, 촘촘한 수비를 뚫고 메이드 시키거나 빅맨들의 컨테스트 속에서도 어떻게든 득점해내는 모습, 이젠 같은 상황에서 킥 아웃까지. 플레이스타일이 참 간지나는 선수인 것 같네요.

제게 있어 불스하면 여전히 티보듀의 팀, 강력한 수비를 자랑하며 호아킴 노아, 타지 깁슨, 루올 뎅 같은 선수들이 먼저 떠오르는데, 이번 시즌 불스는 어느 정도 그 색을 벗겨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라빈이 본인의 실링도 한 꺼풀 더 벗어던지고 더 높이 날아올랐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