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Graphs] 조이 보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 HOF 이야기
[FanGraphs] 조이 보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What’s Up With Joey Votto?
[FanGraphs = Jay Jaffe]
다섯 시즌 연속 루징 시즌을 겪고, 최근 4시즌은 모두 94패 이상을 거둔 레즈.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29승 35패(6월 11일 기준)의 성적이지만 득/실 만큼은 리그에서 4번째로 좋은+33이다. 루이스 카스티요는 에이스로 도약하고 있고, 데릭 디트리히는 경기장에서 벌을 내쫓던 장면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 않은가? 야시엘 푸이그는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때조차 재밌는 선수가 됐으며 마이클 로렌젠은 투구하지 않는 날엔 외야수까지 본다. 최고 유망주인 닉 센젤도 빅 리그를 밟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이 보토도 다시 불타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보토는 두 시즌 연속으로 슬로우 스타터인 모양이다. 2017시즌 36홈런과 6.5의 WAR을 달성했지만, 34세 시즌을 맞이하는 2018년은 썩 좋진 않았다. 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284, 장타율 .419, 131 wRC+, 12홈런, 3.5의 WAR을 기록했던 것. 그리고 2019년, 현재까지 성적(.256/.347/.379, 5 홈런, 93 wRC+, 0.2 WAR)에 비추어 볼 때, 꽤 불길한 예감이 든다. 올해 5월 10일까지만 해도 보토의 성적은 .206/.333/.333에 홈런 3개, 80 wRC+, and -0.1 WAR이었으니까.
이제 35세가 된 보토는 지난 23경기 106번의 타석에서 .316/.377/.432의 보더라인과 115 wRC+를 기록했다. 흔히 아는 '보토식 야구'라곤 할 수 없지만, 리빌딩을 하지 않고 공격적인 운영을 하는 팀들 중, 신시내티의 wRC+가 81에 그친 것을 생각하면 꽤 고군분투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15번의 멀티히트 경기를 펼쳤는데, 그중 9번은 앞서 언급한 23경기에 나왔으며 3번의 3안타 경기도 있었다. 지난주 필리스와 경기에서 그는 두 번의 볼넷을 포함, 12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홈런도 하나 있었는데, 잭 에플린을 상대로 올해 첫 밀어 친 홈런을 때려냈다. 그리고 일요일 경기에선 호세 알바레즈를 상대로 균형을 맞추는 2타점 적시타를 만들어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는 신시내티의 유일한 3게임 스윕이었다.
보토는 그 홈런을 때려낸 후 “5월 초쯤부터 제대로 스윙이 되고 있다고 느낀다. 내 스윙이 거칠게 뻗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올해부터는 가다듬고 있으니 좋은 징조라 할 수 있지”라고 말했다.
보토가 그 자신이 아니었다는 징후들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올 시즌 성적은 커리어 로우라고 할 만했던 작년 슬래쉬 라인과 WAR보다도 더 나쁘다.
현재 보토의 헛스윙률은 8.0%로 전체 83위, 아직까진 평균 이상이지만 작년보다 2%나 증가해, 2011년 이후로 가장 높다. O-Swing률(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에 스윙하는 비율)은 20.1%로 2016년 이후 최대치긴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을 맞추는 O-Conatct률은 64.8%인데, 작년보다 무려 13포인트나 줄었다. 또한 2009년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볼넷률은 11.2%인데, 작년보다 6%나 줄었으며 2008년 이후 가장 낮다. 삼진률도 22.3%로 커리어하이다.
다음 표는 그의 커리어 볼넷률과 삼진률을 나타내는 표다.
이 그래프와 위 단락의 스탯들을 보면 2009년 이후로 보토가 얼마나 위대한 타자였는가를 알 수 있다. 보토가 풀 시즌을 뛴 8시즌은 모두 150 이상의 wRC+를 기록했으며, 커리어 통산 wRC+는 155에 달한다. 이는 곧 우리가 알고 있는 스트라이크 존의 마법사, 보토가 있기까지 수년에 달하는 시간이 걸렸단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보토가 하향세를 타고 있는 것을 보자니 혼란을 넘어 기묘하기까지 하다.
스탯 캐스트가 도입된 이후 보토가 때려낸 타구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보토의 현재 뜬공 비율은 2007년, 잠깐 마이너리그에서 콜업되는데 지나지 않았던 그 시절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보다 9%나 올랐으며 커리어 평균보다 7%나 높다. 땅볼 비율 역시 커리어 로우다. 하지만 다저스의 코리 시거처럼, 뜬공 비율이 높다는 것이 성적이 나아지고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스탯 캐스트에 따른 보토의 뜬공 평균 비거리를 보자.
Y축 스케일이 좀 과장됐지만, 그의 전체 뜬공을 고려하든 당겨 친 것만 고려하든, 보토의 장타율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보토의 뜬공 장타율은 1.000 범위에 있었다. 하지만 그 뒤로는 400포인트나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겨 친 공의 비율은 줄어들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비거리와 장타율 감소는 더 심각하다. 물론 표본이 적기는 하다. 당겨 친 플라이 볼이 가장 많았던 것은 2017년으로 23개였고 가장 적었던 2016년엔 8개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 8번의 당겨 친 장타들에서 20루타를 기록한 반면, 올해 평균 45피트 남짓 날아간 7개의 당겨 친 타구로는 고작 4루타 밖에 만들어내지 못했다.
예상하는 것과는 다르게, 보토가 좋아지기 시작한 5월 10일 이후 플라이 볼 비거리가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 시기를 기점으로 삼았을 때, 모든 플라이 볼의 비거리는 300피트 정도였고 장타율은 .571이었다. 그중 당겨 친 것은 단 한 타구였다.
50개의 타구를 기준으로 한 타구 속도는 86.1마일에서 86마일로 큰 변화가 없지만, 최근 25개 타구로 한정했을 때는 85마일에서 88.9마일로 꽤 큰 상승폭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xwOBA(expected weighted on-base average, 타구 속도와 발사 각도를 이용하여 고안된 스탯)를 살펴보면 5월 10일 이후로 특정 시점에 크게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보토의 성적과 큰 연관성이 있어 보이진 않는 듯하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투구들을 살펴봐도 보토가 많이 망가졌음을 알 수 있다.
첫 번째로 보토는 스트라이크 상단 1/3 지점 타구에 무력했다.
스탯 캐스트는 보토가 2017년에 스트라이크 상단 1/3지점으로 들어온 공을 때려낸 것들 중 총 34개가 타구 속도 95마일을 넘는 배럴 타구였다고 한다. 2018년엔 20개로 줄어 40%의 감소세를 보였는데, 올 시즌은 5개에 그쳐 시즌 말까지 12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싱커를 제외한 모든 구종에 약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체인지업이 특히 심한데, 2017년에 79개의 체인지업 구종에 .286/.304/.494 (115 wRC+)를 때려냈으나 2018년은 57번의 타구를 .260/.333/.380 (103 wRC+)로 마무리했다. 올해는 35개의 체인지업에 .125/.200/.188 (15 wRC+)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중. 한편 체인지업 스윙 삼진율은 3년간 8.4%에서 9.7%로, 올해 14.7%까지 올랐다. 메이저리그 전체를 살펴봐도 투수들의 체인지업 구사율은 작년 9.9%에서 올해 12.3%까지 올라 앞으로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위와 같은 이야기들을 종합하면, 보토가 커리어 로우 시즌을 맞을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말하긴 어렵다. 2018시즌 이후 874번의 타석에서 .276/.397/.407의 슬래쉬 라인과 120 wRC+를 기록하고 있는데, 2015시즌부터 2017시즌 사이 보토의 평균 성적은 .320의 타율과 31홈런, 128 볼넷으로 165 wRC+를 치는 타자였기 때문이다. 남은 계약 기간 4년 동안 평균 이상 활약의 상징인 120 wRC+를 유지한다면 여전히 팀에 보탬이 될 테지만, 더 추락하고 있는 2018-19시즌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암울하기 짝이 없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보토가 바로 명예의 전당을 노리는 선수기 때문이다. 보토의 기록을 더 심도 있는 관점에서 보면, 그는 통산 .309/.424/.524에 153 wRC+를 기록한 장타력과 선구안을 갖춘 엘리트 타자다. 수비력은 20.9 UZR, 49 DRS를 기록해 보통 정도라 할 수 있다.
보토는 여태 55.7의 fWAR과 58.8의 bWAR을 쌓았는데, 명예의 전당(HOF, Hall of Fame) 문을 두드리고 있는 1루수 토드 헬튼의 ‘아름다운 7년‘에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보토의 전성기 7년 동안의 수치는 46.0 bWAR로 헬튼에 0.5가 모자라다. HOF에 오른 1루수들의 평균치(42.7 bWAR)는 이미 넘어섰다. 커리어 WAR은 아직 HOF 기준엔 8이 모자라다.
JAWS(Jaffe WAR Score system, 명예의 전당 기준을 가리는 세이버메트릭스의 일종)를 따지면 현재 보토는 1루수 중 52.4로 17위, HOF 기준에 2.4 정도가 모자라다. 그는 현재 HOF에 헌액된 1루수 21명 중 9명을 제쳤다. 여태 해왔던 대로만 한다면, 수 주안에 행크 그린버그(52.6)까지 제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계약 기간에 2018-19시즌처럼 한다면 고작 12.6의 WAR을 거두는데 그칠 테지만. 혹여 그 반 밖에 못해도 55.0의 JAWS를 쌓게 되는데, 그 정도만 해도 1루수 HOF 기준은 넘길 수 있다. 80.9의 JAWS를 기록하고 있는 알버트 푸홀스(2년 전부터 0.5의 JAWS를 쌓았다.)가 HOF에 입성한다면 그 기준치는 조금 높아지겠지만 말이다.
4년을 더 뛴다면, 보토는 자연스레 2000안타-300홈런 클럽에 입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그는 1785안타-274홈런을 치고 있다. 2021년까지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 짐보스키 예측 시스템)는 보토가 2090안타-311홈런, 65.9의 bWAR을 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진했던 최근 두 시즌의 기록을 지운다면 2300안타-325홈런, 68 bWAR에 육박한다. 얼핏 앞쪽 타격 수치는 명예의 전당 기준엔 모자라 보일지 모르지만, 세부적으로 파고들어 보토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발하는 진가를 들여다보면 그는 응당 HOF에 입성해야 한다.
그럼에도, 보토의 부진이 계속됐을 때 벌어질 일들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에서 제공하는 ‘Play Index’를 통해, 34세 시즌에 50의 WAR을 달성한 154명의 야수들을 조사해봤는데, HOF에 들 만한 마일스톤(3000안타, 500홈런)을 쌓은 선수들, 혹은 약물 테스트에 걸렸거나, 영구 제명당한 선수들, 혹은 루 게릭 병으로 죽은 이 같은 사람들은 제외했다.(?)
또한 주 포지션이 포수였거나, 인종 차별에 때문에 메이저 리그에서 앞서 언급한 마일스톤을 쌓는 것이 불가능했던 선수들 역시 제외됐다. 이외에 커리어 상당 부분을 군 입대에 허비한 이들, 2000안타에 못 미친 선수들 등을 제외하자 74명의 선수들이 추려졌고, 그중 43명이 HOF에 올라 있었다.
이제 74명의 선수들이 35세 이후 시즌에 거둬들인 성적을 조사했고, 그중 남은 커리어 동안 400경기를 채우지 못한 선수들을 제외했다. 기자의 자의적인 기준일 수 있으나, 보토는 총액 1억 2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연봉을 자랑하는 4년의 계약기간이 남았기 때문이다(2023년까지 연봉 2500만 달러, 2024년 바이 아웃 시 700만 달러).
25명의 선수가 남았고, 17명은 이미 HOF에 헌액된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확장기인 1960년 이전 선수들마저 제외하자 15명 정도를 추릴 수 있었다.
이제 위 표를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가자. 어림짐작으로 보토가 은퇴할 즈음 2300안타를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그레이그 네틀스와 래리 워커는 탈락하게 된다. 사실, 2500안타를 치지 못한 8명의 선수 중 6명(아지 스미스와 배리 라킨은 유격수이므로 예외)은 쿠퍼스타운 시상대를 목전에 두고 돌아가야만 했다.
그리고 그 6명 중 4명은 또 커리어 황혼기라 할 수 있는 35세 이후 시즌에 569안타(보토가 2300안타를 달성하기까지 남은 개수)에 미달이었다. 그들은 바로 토드 헬튼, 래리 워커, 루 휘태커, 버니 윌리엄스였다. 결국, 보토가 쿠퍼스타운에 입성하려면 안타 개수를 채우는 것이 중요할 테지만, 그것만으로도 모자랄 수 있단 이야기다.
역시 어림짐작으로 보토가 68.0의 bWAR을 달성할 것이라고 봤는데, 앞선 2500안타 미만인 선수들은 6명 중 네 명(그레이그 네틀스, 드와이트 에반스, 토드 헬튼, 버니 윌리엄스)은 그에 준하거나 약간 모자란 bWAR을 마크했다. 보토보다 높았던 두 명은 루 휘태커와 래리 워커로 70을 넘겼다. 황혼기에 10 bWAR을 쌓지 못한 선수들 여섯 명 중 넷(배리 라킨, 빌리 윌리엄스, 팀 레인스, 안드레 도슨)은 HOF 멤버이고, 토드 헬튼과 버니 윌리엄스는 입성하지 못했다.
이제 은퇴 즈음의 보토의 예상 스탯과 HOF 헌액자, 비헌액자들의 평균치를 분석해보도록 하자.
보토는 34세 시즌 홈런-최종 홈런, WAR을 제외하면 HOF 헌액자에 가까운 쪽이다. 그렇다 해서 크게 안심할 수는 없겠지만, HOF 투표권자들이 점차 명예의 전당 입성 논란에 있어 세이버메트릭스 등 세부 통계들을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보토가 꽤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5년간, 세이버메트리션들이 달려온 먼 길이 결실을 맺지 않았는가. 보토가 심각한 하락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 그저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면, 보토의 쿠퍼스타운 입성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다.
원문 링크
https://blogs.fangraphs.com/whats-up-with-joey-votto/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019시즌, 그야말로 방망이를 거꾸로 쥐고 있는 보토 이야깁니다. 처음으로 WAR을 전성기 7년 단위로 볼 수 있다는 걸 알 수있었네요. 명예의 전당 이야기가 오가는 현역 선수 중 한 명이죠.
명예의 전당 입성 가능성을 다루는 세이버메트릭스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보토가 앞으로 남은 서비스 타임 동안 할 일이 많이 남은 것 같습니다.
다소 저자가 보토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본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긴하지만, 2300안타-300홈런을 달성할 보토라면 명예의 전당 입성이 꽤 낙관적일거라고 보고 있군요.
개인적으론 보토의 쿠퍼스타운행은 비율스탯이나 세이버메트릭스 스탯을 따지기엔 누적이 너무 딸리는게 아닌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 밝혔듯 시대가 변하고 있고 확실히 사이영 투표나 HOF 투표도 다양한 지표들을 고려하기 시작했구나 하는게 느껴집니다.
우선은 아직 뛸 시간이 꽤 남은 보토이니, 더 지켜 볼 일이죠. 꼭 올스타브레이크 전에 제가 알던 출루머신 보토로 돌아와 반등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