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의 모든 것] VAR은 언제?…비디오 판독 기준, 대상, 규정, 논란의 연속
[VAR 판독 기준, 판독 대상, VAR 규정, 골라인 호크아이, VAR 영향]
** 2018년 월드컵 기간 중 작성된 글로, 이후 변동 사항은 때때로 업데이트 하고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월드컵 VAR 도입? 심판들이 정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그렇게 해야
주제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기술의 도움으로 축구에 실수가 줄고 정의가 깃들 것이다
누노 고메스, 전 포르투갈 공격수
나는 VAR 활용을 지지한다. 경기 내용 면에서나, 경기에 임하는 팀에게나 더 공정성이 깃들 것이라 생각한다
하비에르 사네티, 전 아르헨티나 수비수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비디오 보조 심판 (VAR·Video Assistant Referee) 시스템이 도입된 것이 이전 월드컵과 가장 큰 차이다. 현대 기술을 활용해 ‘오심도 축구의 일부다’라는 말을 지우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취지에서 비롯됐다. 각 팀이 판정으로 인해 피해나 이득을 보는 일이 없도록 하고 승부조작 등 어두운 면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여겨졌다.
하지만 처음으로 VAR이 도입된 탓인지, 이번 월드컵에서 큰 부작용을 체감하고 있기도 하다. 분명 이번 월드컵을 즐기는 축구팬이라면 한 번쯤 VAR 때문에 속 터질 것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대체 언제, 어느 상황에 비디오 판독을 할 것인지. 왜 우리 파울은 다시 보고 페널티킥 판정을 하면서, 우리가 당한 파울은 VAR을 보지 않는 건지. 명확한 기준이 무엇이길래, VAR을 도입한 의미가 없는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대한 FIFA의 VAR에 대한 규정을 소개해, 축구팬들의 VAR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VAR을 실시하는 상황
2017~2018 시즌, 많은 빅리그에서 VAR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결국 이 흐름은 월드컵으로 이어졌다. 비디오 부심은 경기 화면을 지켜보면서 주심의 판정이 확실히 잘못됐을 때 이를 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이 실시되는 경우는 정해져 있으며 모든 판정 상황을 재검토하는 것은 아니다.
VAR은 경기 결과를 바꿀 수 있는 네 가지 사항이 ‘명백한 오심 상황‘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발효된다. 바로 '득점 장면, 페널티킥 선언 여부, 다이렉트 퇴장 판정, 제재 선수를 확인하는 경우'이다.
<VAR이 실시되는 네 가지 상황. 득점 장면, 페널티킥, 퇴장 판정, 제재 선수 확인>
1. 득점 장면
득점은 축구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큰 영향력을 갖는 요소다. 따라서 득점 장면에 대한 비디오 판독은 VAR 도입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주로 오프사이드, 반칙 상황 등을 판독하여 득점 여부를 결정하며, 수비수가 공격수의 셔츠를 잡아당기거나, 다른 위반 사항 등을 저지르는 경우에도 활용된다. 득점 장면이 오프사이드였는지, 엔드라인이나 사이드라인을 나간 상태에서 볼이 진행된 것이 득점으로 연결됐는지 등은 VAR을 통해 재검한다.
2. 페널티킥 선언 여부
가장 주관적이며, 논란의 여지가 많은 부분이다. 원심에 명백한 오류가 있다면 VAR을 통해 페널티킥이 선언되거나 판정이 번복될 수 있다. 또, 페널티킥을 선언한 이후 파울 지점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인지 밖인지를 VAR을 통해 재판독할 수 있다. 페널티킥 선언 상황이 오프사이드거나, 볼이 엔드라인·사이드라인을 나간 상태에서 볼이 진행되어 일어난 경우에도 VAR을 통해 판정이 철회될 수 있다.
3. 다이렉트 퇴장 판정
흔하진 않지만 경고 누적 퇴장이 아닌 다이렉트 레드카드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심판은 폭행에 가까운 행위나, 위험한 태클의 경우 VAR을 통해 바로 퇴장을 명할 수 있다. 다만, 경고 누적 퇴장의 두 번째 옐로카드 같은 경우, 즉 이미 경고를 한차례 받은 선수가 추가 경고를 받아 퇴장의 가능성이 있는 상황은 판독 대상이 아니다.
4. 제재 선수를 확인하는 경우
많은 축구 팬들은 2013~2014 시즌, 아스날과 첼시의 경기에서 알렉스 옥슬레이드-챔벌레인이 득점에 가까운 상황에 핸드볼 파울을 범했음에도 키에런 깁스가 퇴장당하는 우스꽝스러운 사건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심이 제재해야 할 선수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을 때, VA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위와 같이 VAR을 실시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때, 지난 멕시코전에서 기성용이 상대에게 파울성 플레이를 당해 역습을 허용한 뒤, 실점한 장면은 VAR 판독 대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기성용이 볼을 잃은 장면은 안타깝게도 위 4가지 사항 중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만약 최종 수비수였던 장현수가 태클을 하지 않고 스탠딩 수비를 펼치다 로사노에게 가격을 당한다거나 한 후 실점했더라면 VAR을 통해 로사노의 수비수 가격 행위가 VAR로 검토되어 골이 취소될 수는 있었을 것이다. 한 마디로 기성용이 볼 소유권을 내주는 장면에서 심판은 파울을 불지 않았고, 이 장면은 검토 대상이 아니란 이야기다.
VAR의 원리
2018 러시아 월드컵은 총 12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대한민국에서 월드컵을 시청하는 화면은 러시아의 각 경기장에서 경기를 생중계한 화면이 모스크바에 위치한 국제 중계 센터(IBC·International Broadcasr center)에서 집약돼, 전 세계로 송출하는 방식이다.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는 중앙 비디오 판독실(Video Operation Room) 역시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모스크바에 위치한 IBC. 중앙 비디오 판독실(VOR)도 이곳에 있다>
VAR 심판진도 IBC에서 제공하는 화면을 통해 비디오 판독을 하는데, 경기마다 총 33개의 카메라가 사용된다고 한다. 이 가운데는 8개의 슈퍼-슬로우모션 카메라와 4개의 울트라-슬로우모션 카메라도 포함돼 있어 자세한 경기 내용을 판독하는 데 쓰인다. 2개의 오프사이드 선상 전용 카메라도 있는데, 이는 VAR 심판진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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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을 실행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VAR 판독 대상인 네 가지 사항 중에서도 주심이 직접 화면을 재검토한 뒤 판정을 내리는 것과 VAR 심판진이 상황을 다시 확인한 뒤 주심에게 전달하여 판정을 돕는 경우가 있다.
주심이 직접 화면을 재검토하는 경우는 다섯 가지가 있다.
<주심이 RRA에서 직접 화면을 재검토하고 있다>
1. 득점 장면에서는 공격자가 파울을 했는지
2. 득점자 외 공격권을 가진 팀의 다른 선수가 오프사이드에 개입됐는지
3. 페널티킥 선언 상황에선 페널티킥을 불만한 파울인지
4. 공격자가 시뮬레이션 파울(헐리웃 액션)을 범했는지
5. 다이렉트 레드카드 판정
위와 같은 상황에 경기를 주관하는 주심은 피치 옆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있는 심판 리뷰 구역(RRA·Referee Review Area)에서 VOR에서 제공하는 화면을 모바일 스크린 장비를 통해 해당 상황을 확인한 뒤 판정을 내린다.
주심은 다음과 같은 경우, 착용하고 있는 인이어 장비를 통해 VAR 팀으로부터 비디오 판독 후 의견을 수신한다.
<경기 중 발생하는 사건을 여러 각도에서 면밀히 분석하는 VAR 팀>
1. 득점으로 연결된 상황이 오프사이드인지
2. 공이 아웃된 상황에서 득점이 이뤄졌는지
3, 파울 지점이 페널티 지역 안인지 바깥인지
4. 공이 아웃된 상황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는지
5. 오프사이드인 상황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된 경우
6. 정확한 제재 선수를 확인하는 경우
위와 같은 판정 재검토는 VAR 팀이 보기에 주심이 명백하게 잘못된 판정을 했다고 여겨질 때, 주심 스스로가 특정한 판정을 내리기 모호한 경우에도 비디오 판독 요청을 전달할 수 있다.
<전광판에 VAR 대상 화면은 이미 판정이 끝나고 난 뒤에 공개한다>
주심이 어떤 상황을 비디오 판독을 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자막과 영상은 주심이 비디오 판독을 끝내고 판정을 내린 뒤에 공개된다. 이는 주심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영상을 공개하면 관중들이나 코칭스태프, 선수로부터 심판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VAR이 발효되는 것은 주심이 내린 판정에 대해 VAR 팀이 오판 가능성을 지적하거나, 주심 스스로가 판정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다. 경기장의 관중, 각 팀 선수들, 주장, 감독 누구도 주심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는 없다. 이 점이 배구, 야구 등 다른 스포츠와 축구의 비디오 판독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때문에 VAR 팀이 오판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면, 주심이 자신의 판정이 확고하다고 느끼는 한 비디오 판독은 실시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VAR 적용 기준에 대한 논란이 발생한다. 이는 심판 스스로의 결정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관여할 수 없는 부분.
VAR 이모저모
<VAR 판독 수신호>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게 되면,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킨 뒤, RRA에서 해당 상황을 확인한다. 이후, 비디오 판독을 걸쳤다는 뜻으로 네모 모양을 그린 뒤, 판정을 내린다. 카드를 꺼내거나, 페널티 스폿을 가리키거나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귀에 손을 가져다 대며 모스크바의 VAR 팀과 소통하는 주심>
주심은 비디오 판독을 위해 경기 재개를 지연할 수 있으며, 아직 VAR 팀과 협의 중이라는 의미로 귀에 손을 가져다 대는 모션을 취한다.
공이 골라인을 넘어갔는지 여부는 VAR이 아닌 ‘호크아이’라고 불리는 다중 카메라 기반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통해 판단한다. 이미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실시된 바 있다.
<대한민국은 조별리그에서만 VAR로 페널티킥 두 개를 내줬다>
비디오 판독 도입 전후를 살피면, 분명히 비디오 판독 이후 페널티킥 판정이 늘었을 것이다. 이전엔 몇몇 관대한 주심들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다소 위험한 파울도 페널티킥까지는 아니라고 판단, 스폿을 가리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젠 VAR 팀에 의해 페널티킥 권고를 받아, 비디오 판독으로 파울을 검토, 페널티킥을 선언하는 경우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최소한 이번 월드컵에선 페널티킥 판정이 크게 증가했다. 월드컵이 개막한지 12일이 흘렀고, 30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20개의 페널티킥이 불렸다. 이전 대회에서 가장 많은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은 1990년과 1998년, 2002년 대회로 전체 기간 동안 선수들은 페널티 스폿에 18번 공을 얹었다. 현재까지 이번 대회에선 64경기에서 대략 36개의 페널티킥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무려 종전 기록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숫자다.
VAR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비단 이번 월드컵만 해도 대한민국이 스웨덴전에서 VAR로 내준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허용했고, 멕시코 전에서도 실점 상황에서 기성용이 당한 파울을 왜 비디오 판독으로 검토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았다.
이렇듯, 일부 상황에 대해 VAR을 보느냐 마느냐는 결국 심판의 의사에 달려있다는 점과, VAR의 적용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은 주된 비판 대상이다. 또한, 대부분의 팬들은 아직 VAR에 대한 인지가 부족해, “왜 VAR을 차별적으로 보느냐“라는 오해에 둘러싸이기 쉽다.
게다가 VAR로 경기가 중단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쉽게 게임이 루즈해지고, 추가시간이 5~6분까지 주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VAR을 도입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지난 시즌, 전광판의 시계가 100분을 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카세레스 엔리케 주심은 이란 코칭스태프의 압박 속에, VAR을 거쳐 포르투갈을 2위로 떨어뜨리는 의아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경기의 열기가 뜨거워지면, 특히 사활이 걸린 녹아웃 토너먼트에선 팬들과 선수들, 코칭스태프들은 다음 라운드 진출로의 실낱같은 희망을 잡기 위해 심판을 강하게 압박할지도 모른다. VAR에 동의하는 많은 인물들도 있었지만, 막상 월드컵에서 VAR이 낳은 논란들 때문에, 외려 축구 인사들은 VAR에 뼈 있는 말들을 남겼다.
VAR은 완전히 쓰레기 같은 제도다
앨런 시어러, 전 잉글랜드 공격수
VAR is Bxxx xhit
노르딘 암라바트, 모로코 미드필더
이 제도는 더는 시행되서는 안된다
조세 폰테, 포르투갈 수비수
이란은 터무니없는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스페인은 VAR로 골을 선물 받았다. 월드컵이 미쳐 돌아간다
게리 리네커, 전 잉글랜드 공격수
<사진 자료 및 출처 : FIFA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 텔레그라프, OPTA, 스카이스포츠, 사커웨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