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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the Posts] 이탈리아-오스트리아(2-1) : 한계까지 밀려났던 이탈리아 본문
이탈리아-오스트리아(2-1) : 한계까지 밀려났던 이탈리아
[BTP] Italy – Austria: Italy Pushed To The Limit (2-1)
[Between the posts = Julian Chingoma]
순항하던 이탈리아는 유로 2020에서 마주한 가장 힘든 시험 끝에 서서히 멈췄다. 프랑코 포다가 이끄는 오스트리아는 잘 조직된 소유권 컨트롤을 무기로 일찌감치 이탈리아를 껄끄럽게 했다. 결국 견고한 수비의 오스트리아는 아주리를 연장전으로 인도했고 비록 이탈리아의 기록을 막진 못했지만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이탈리아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이탈리아는 조별리그에선 3승으로 편하게 1위에 올랐다. 로베르토 만치니가 이끄는 아주리 군단은 무패 기록을 16강까지 써 내려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상대팀 오스트리아 역시 네덜란드에 이은 조 2위를 확고히 했고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시험대가 될 것임이 분명했다.
4-3-3 포메이션을 택한 이탈리아는 지안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 프란체스코 아체르비, 레오나르도 보누치, 지오바니 디 로렌초가 그 앞에 섰다. 중원은 조르지뉴, 니콜로 바렐라, 마르코 베라티가 나섰는데 베라티는 조별리그에서 돋보인 마누엘 로카텔리를 밀어낸 형국이었다. 전방에는 로렌초 인시녜, 치로 임모빌레, 도메니코 베라르디가 포진했다.
프랑코 포다의 오스트리아는 4-2-3-1로 맞상대할 준비를 했다. 다니엘 바흐만이 골문을 지켰고 슈테판 라이너, 알렉산다르 드라고비치, 마르틴 힌테레거, 다비드 알라바가 수비진을 이뤘다. 사베르 슐라거, 플로리안 그릴리치가 더블 볼란테로 나서 크리스토프 바움가르트너, 마르셀 자비처, 콘라트 라이머의 뒤를 받혔다. 칼끝에는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
초반을 주도한 오스트리아
경기가 시작되자 오스트리아가 주도하는 가운데 이탈리아가 트랜지션 기회를 노리는 모양새였다. 라이너와 알라바를 약간 높이 올려 측면으로 전개하는 방식으로, 그릴리치가 자주 수비라인까지 내려와 싱글 피봇 역할을 수행했다. 오스트리아는 슐라거와 자비처를 전방에 가담시켜 공격 시 다섯 명 정도를 뒀는데 이 덕에 이탈리아 수비진을 밀어내면서도 수적으로 밀리지 않았다.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의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 공간을 찾으려 분주하게 움직였다. 만치니는 윙어들로 하여금 오스트리아 측면 수비수들을 강하게 압박하라 주문했고 이는 오스트리아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핵심은 이탈리아 미드필더들이 압박하러 떠난 공간을 활용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이탈리아 최후방 수비수들이 적극적으로 커버 플레이를 들어온 데다 압박하러 떠난 선수들이 이내 에워싸기 일쑤였고 제대로 먹혀들긴 힘들었다.
오스트리아의 차선책은 이 빈 공간으로 롱 볼을 때려 넣는 것이나 비어 있는 선수와 서드맨 컴비네이션(세 번째 선수가 상대 수비라인 뒤로 뛰어 발생한 공간으로 두 선수 사이 패스 연계를 시도하는 것. 첫 패스 이후 볼은 빠르게 세 번째 선수가 침투한 공간으로 전개한다) 시도, 높게 위치한 풀백 쪽으로 빠르게 전개하거나 그 공간에서 다시 생긴 안쪽 공간으로 패스를 넣는 것이었다.
4분경 : 바렐라는 보누치가 커버하러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자비처에 공간을 내준 채 힌테레거를 향해 압박을 시도한다. 힌테레거는 자비처에 볼을 내줄 수밖에 없으나 결국 볼은 알라바에게 향한다.
이탈리아 역시 앞선부터 수비하는 바움가르트너와 라이머 때문에 디 로렌초와 스피나촐라가 넓게 플레이하는 데 애를 먹었다. 때문에 인시녜와 베라르디는 높이 압박하는 것과 높이 올라오는 풀백을 예단하는 것 사이에서 타협해야 했다. 이는 오스트리아가 미드필드에서 중앙과 측면 모두에서 수적으로 우세해지는 상황에 놓이게끔 했다. 경기 초반을 주도했고 위협적인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오스트리아는 이렇다 할 기회는 만들지 못했다.
10분경 : 그릴리치가 이탈리아 미드필더들을 따돌리고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예시. 그는 자유롭게 바움가르트너가 쇄도하는 공간으로 롱 볼을 때릴 기회를 찾았다.
천천히 제 모습을 찾은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스피나촐라의 전진에 힘입어 공세 시에 그들이 준비한 3-2-5 포메이션을 운용할 수 있었다. 라이트백 라이머는 스피나촐라를 막기 위해 쫓아가거나 들어오려는 그를 압박하기 위해 하프 스페이스로 나가곤 했다. 이는 라이너가 인시녜의 움직임을 보다 자유롭게 체크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게다가 이탈리아가 왼쪽에서 너무 많은 2대1 상황을 만들게 했고 때로는 예단해내는 데 도 도움이 됐다. 오스트리아의 수비 양상은 라이머가 얼마나 깊게 수비하느냐에 따라 5-1-3-1혹은 비대칭 4-2-3-1의 양상을 띠었다.
슐라거는 바움가르트너 반대쪽에 섰다. 볼이 각자의 편에 있을 때 그들은 다른 한쪽이 중앙 쪽으로 들어와 조이는 식으로 중앙 압박에 치중했다. 그들은 커버 섀도우(수비자가 볼을 가진 상대와 다른 상대편 사이에 위치할 때, 그들 사이 패스 길을 막는 것을 뜻한다. 제대로 먹혀들면 수비자의 ‘섀도우’는 효과적으로 볼을 받을 상대를 자신의 뒤에 두게 되며 패스가 이뤄지지 못하게 한다)가 인시녜와 바렐라가 주로 드나드는 하프 스페이스를 차단하도록 했다.
<측면 자원들이 수비 시에 중앙 지향적으로 나와 인시녜, 바렐라가 위치하는 하프 스페이스 자리를 먼저 점유하는 수비 방식을 택했다는 듯>
그러면 자비처와 그릴리치 더블 피보테가 중앙을 걸어 잠갔고 이탈리아는 경기 초반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깊게 내려 있을 때는 종종 턴 오버를 의식해 롱볼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베라티는 볼을 받기 위해 자주 왼쪽 깊은 곳까지 내려왔다. 왼쪽의 슐라거는 이제 수적으로 열세였고 아체르비가 슐라거의 뒤를 따라 올라오거나 이미 올라간 스피나촐라의 빈자리까지 올라오는 데 이르렀다.
게다가 스피나촐라에 수비가 집중된 틈을 타 인시녜와 베라티, 조르지뉴는 왼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이것은 지배적인 운영을 하는 데 도움이 됐고 전진할 길을 탐색하거나 실제로 상대 위험지역까지 전지하는 것은 대부분 왼쪽에서 나왔다. 스피나촐라가 늘 그의 맞상대를 이기는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오스트리아에겐 경계대상 1호였다. 그는 15분 만에 악착같이 달라붙던 라이너를 제치고 바렐라에게 컷백을 시도, 최고의 기회를 제공했다. 비록 막히긴 했지만.
반면 오른쪽의 생산력은 별로인 듯했다. 왼쪽에 시선이 몰리자 반대편의 베라르디를 향해 스위치 플레이(그냥 전환을 뜻하는 듯)를 시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바렐라가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를 따라 뛰면서 베라르디는 알라바와 맞닥뜨릴 기회가 몇 번 있었다. 대부분 안으로 파고드는 시도 끝에 얼리 크로스 혹은 중거리 슛 정도였을 뿐이지만. 이것은 잘 먹혀들지 않았고 디 로렌초가 공격에 가담하지 않은 채 내려앉은 경우가 많아 오른쪽에는 역동성이 부족했다.
33분경 : 베라티가 높이 움직이고 아체르비가 전진하는 이탈리아의 왼쪽 구조 변화. 아체르비는 하프 스페이스에 있는 인시녜를 찾아 패스했고 이내 그는 베라르디 쪽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시간이 갈수록 이탈리아가 주도하는 흐름이 됐다. 그리고 이제 오스트리아가 아르나우토비치를 위시로 역습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수비에 많은 수를 둔 오스트리아를 공략하는 데 애를 먹었고 30분경 골대를 강타한 임모빌레의 중거리 슛 외엔 득점에 가까운 장면이 없었다.
계속되는 전투
전반 초반과 마찬가지로 후반 초반도 양측이 서로를 공략하기 어려웠다. 큰 전술적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사실 경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만치니의 교체 카드부터였다. 이탈리아의 압박에는 약간의 변화가 느껴졌는데, 이제 임모빌레가 그릴리치를 전담하고 인시녜와 베라르디가 측면을 맡는 모양새였다. 베라티와 바렐라는 볼이 풀백으로 향하면 측면을 막고 그렇지 않을 경우엔 조르지뉴와 함께 중원에 섰다. 이게 잘 먹혀들자 오스트리아는 전방으로 나가는데 활로를 찾기 어려워했다.
양 팀 모두 승리를 노리려 분투했고 눈여겨볼 만한 순간들도 있었다. 오스트리아는 66분경 라이너가 올린 크로스가 디 로렌초를 누른 알라바를 거쳤을 때, 아르나우토비치가 머리로 마무리 짓자 앞서나간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돈나룸마를 뚫었지만 VAR 판독 후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고 말았다. 이탈리아는 스피나촐라의 전진이 최고의 루트였고 크로스로 몇 번의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경기는 점차 처졌고 30분의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앞서 언급한 만치니의 교체 카드들. 마누엘 로카텔리, 마테오 페시나, 안드레아 벨로티와 페데리코 키에사가 이탈리아에 활로를 불어넣게 된다. 그리고 키에사는 연장 4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린다. 왼쪽 하프 스페이스에 있는 스피나촐라를 발견한 로카텔리가 훌륭한 패스를 찔렀다. 이내 페시나가 중앙으로 쇄도하자 알라바가 끌려나갔다. 그리고 스피나촐라는 그 빈 공간으로 찾아 들어가는 키에사를 겨냥한다. 유벤투스의 윙어는 커버 들어온 라이머를 따돌리고 바흐만까지 뚫어냈다.
쐐기 골은 왼쪽으로 전환돼 2대1 그림을 그리던 인시녜와 로카텔리 편으로 향한다. 이 덕에 인시녜는 안쪽으로 파고들어 박스 중앙부로 예리한 패스를 보낼 수 있었다. 어렵게 볼을 지켜낸 키에사는 간신히 페시나에 볼을 보냈고 그의 발은 불을 뿜었다.
쐐기를 박은 이탈리아였지만 오스트리아의 교체 카드도 효과적이었다. 아르나우토비치를 대신해 들어간 사샤 칼라지치는 훌륭한 카메오였을 뿐 아니라 추격 골까지 넣었다. 낮고 빠르게 날아온 코너킥을 정말 각이 좁은 니어포스트 헤더로 A매치 874분 무실점 행진을 달리던 돈나룸마를 뚫어냈던 것. 이 때문에 마지막 5분조차 긴장감이 넘쳤지만 결국 이탈리아는 살아남았고 8강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아주리의 전리품
엄청난 경기력을 보인 오스트리아는 끝까지 이탈리아를 밀어붙였다. 체계적으로 이탈리아를 압박해나간 접근법은 매우 눈에 띄었고 만치니의 선수들은 확실히 고전했다. 그럼에도 이탈리아는 앞으로 마주할 더 어려운 과제를 앞두고 정말 험난한 시험 무대를 거쳤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교체 카드가 뿜어낸 임팩트는 미래에 닥칠 어떠한 문제에도 잠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원문링크
https://betweentheposts.net/italy-austria-2-1-mancini-pushed-to-the-limit-2-1/
Italy – Austria: Italy Pushed To The Limit (2-1) – Between The Posts
Italy’s streak of comfortable outings was put to a grinding halt as they were given their toughest test of EURO 2020. Franco Foda’s Austria side strained the Italians early on with well-structured possessional control. And as Italy eventually grew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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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오역이 많으니 주의하시고 읽으시길 바라며 이에 관한 지적이나 오타 등 요청은 감사히 받습니다.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팀이기도하고 이번 대회에서 순항하고 있는데, 오스트리아는 상당한 난적이었고 이탈리아가 어떻게 풀어나갔는지를 전술적으로 풀이해주고 있는 칼럼입니다.
패스맵은 주로 팀의 어떤 선수가 볼을 많이 잡았고 어느 방향으로 전개했는지를 보여주며
하프스페이스, 존14 에서는 양 팀이 얼마나 많이 볼을 잡았고 어떻게 진행했는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경기 진행에 따라 어느 순간이 골에 가까웠는지, 최종적으로는 이 팀이 몇 점을 넣었어야 했는지를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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