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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P] 한국-브라질 전술 분석 : 삼바가 제대로 무르익었던 전반 골 폭격 (4-1) 패스맵, xG, 하프스페이스, zone 14 데이터 본문
[BTP] 한국-브라질 전술 분석 : 삼바가 제대로 무르익었던 전반 골 폭격 (4-1) 패스맵, xG, 하프스페이스, zone 14 데이터
즐라쭈리 2022. 12. 8. 03:56한국-브라질 : 삼바가 제대로 무르익었던 전반 골 폭격 (4-1)
Brazil – South Korea: First-Half Demolition Gets The Samba In Full Swing (4-1)
(패스맵, xG, 하프스페이스, zone14 데이터, 전술 분석)
[Between the Posts = Joel Parker]
브라질은 조별 예선을 효율적으로 통과했지만 매 경기 후반전 티테가 보인 원 포인트 전술 변화가 없었다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100%의 삼바 군단을 보지 못했지만 이미 그들의 담금질은 시작됐다.
지난 6월 브라질이 아시아 투어를 왔을 때, 상대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전기 전광판 광고에는 포르투갈어로 ‘브라질 글로벌 투어’라고 적혀있었을 뿐. 코너에 있는 스코어보드와 클로즈업된 유니폼만으로 그 상대가 한국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5-1 대패는 분명 한국의 기세를 크게 꺾었을 것이지만, 그들은 조별 리그를 2위로 통과하며 역사적인 16강 진출을 이뤘다. 비록 로테이션을 돌린 포르투갈을 상대했고 우루과이가 가나를 상대로 진출을 결정지을 득점을 성공시키지 못하긴 했지만 말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좁고 수세적인 대형을 들고 나와 자신들의 축구, 특히 역습 상황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각인시키기 힘든 경기였으나 비로소 추가시간에 빛을 봤다.
브라질도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브라질은 2군조차 다른 팀들보다 강했으며 패하긴 했어도 카메룬 전은 이전 경기들보다 더 점유율이 높았다. 어쨌든 이 로테이션의 본질은 네이마르와 다닐루 같은 부상당한 선수들이나 선수단에 휴식을 주기 위함이었다.
두 선수가 복귀함에 따라, 이제 티테는 그의 베스트를 가동할 수 있다. 레프트백 옵션이 제한적이지만 다닐루가 맡고 밀리탕이 라이트 백 선발로 뛸 것이다. 루카스 파케타가 카세미루의 파트너로 낙점된 한편, 알렉스 텔레스와 가브리엘 제주스가 남은 대회 기간 뛸 수 없게 돼 스트라이커와 수비 뎁스에 다소 문제가 생기긴 했다.
나폴리의 센터백 김민재가 라인업에 돌아온 한국은 4-4-2로 나섰다. 결승골을 넣은 황희찬이 왼쪽 윙어로 나서면서 이강인의 자리는 없어졌다. 주장 손흥민은 전방으로 올라가 조규성과 투톱을 이뤘다.
한국을 통째로 삼기다
초반부터 비대칭적인 게임 플랜이 효과를 발휘했고 브라질은 한국의 미드 블록(Zone 14)을 쉽게 장악했다. 에데르 밀리탕은 내려 앉는 라이트 백 롤을 수행했고 좌측의 다닐루는 풀백 자리에서 인버티드 풀백이 돼 중원으로 올라가 카세미루 옆에 위치했다.
한국의 4-4-2 미드 블록은 우위를 점하기 위한 몇 가지 핵심 요소가 빠져 있었다. 전방 조규성과 손흥민은 너무 일자로 서 있었고 카세미루나 다닐루를 향한 커버 섀도우(전방 압박 시 상대 선수의 위치를 생각 해 패스 길을 차단하는 것)를 실패했다. 반면 황인범과 정우영은 좌우 하프스페이스 수비 지원을 위해 점차 중앙 공간을 비워두었고 서로의 뒷 공간 커버에 실패하곤 했다.
6분 : 선제골 빌드업. 상대 블록과 멀리 떨어진 센터백과의 거리가 더 벌어짐에 따라 비대칭 전형의 효과가 작용했다. 한국은 공수간격이 벌어졌고 시프트가 적절치 못해 카세미루와 파케타가 하프스페이스에서 연계를 이어가 김진수 뒤의 하피냐에게 볼을 배급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한국의 중앙 미드필더들은 풀 수 없는 전술적 딜레마에 빠졌다. 브라질의 3-2-5, 비대칭적인 3-3-4 포메이션에서 네이마르와 파케타는 좌우 하프스페이스 측면 채널을 제 집 드나들 듯 오갔다. 이것이 결실을 맺는 데는 6분이면 충분했다. 티아고 실바가 전진하고 네이마르가 깊이 내려오자 한국은 브라질의 왼쪽 사이드로 기울었다. 그러자 셀레상은 하피냐 쪽으로 전환했고 그는 안으로 파고들어 두 명의 황(황희찬, 황인범) 사이로 쇄도했다. 카세미루-파케타의 연계를 거쳐 하피냐에게 향한 공은 비니시우스에게 전달 돼 골망을 갈랐다.
브라질 공격 작업에서 과소평가된 요소는 더 있다. 다소 고립된 듯 보이는 윙어들을 향해 전술적 가치가 높은 대각 롱패스 전환이나 스위칭을 펼쳤던 것. 스리백 상황 시 측면 채널에 수적 우위 상황이 발생하면 한국은 반대편 윙어 쪽에 넓은 공간을 허용했고 비니시우스나 하피냐가 이를 공략할 수 있었다. 이런 롱볼들은 하프스페이스를 드나드는 네이마르, 파케타에게 향하기도 했는데, 대부분 성공되기 어려웠으나 이 패턴으로 페널티 킥을 얻기도 했다.
조화된 브라질, 역습으로 날개를 달다
한국은 볼 소유에서 크게 밀리진 않았지만 알맹이가 없었다. 좌측면에서만 조금 위협을 줬을 뿐. 황희찬이 모두를 놀라게 한 중거리 슛을 날리기도 했고 알리송이 멋진 선방으로 막아냈다. 어쨌든 전반전은 브라질이 한국을 완전히 짓누른 45분이었다.
조별 리그에서 브라질은 왼쪽으로 쏠린 슬로우 템포 게임을 했다. 이 구조에서 셀레상은 아주 밸런스 잡힌 모습이었고 네이마르는 그와 파케타가 포제션을 유지하도록 가까이서 움직였다.날카로운 셀레상 포워드들 덕에 한국의 미드필더와 수비라인 사이에 많은 공간이 났고 네이마르와 파케타는 하피냐-비니시우스와 수많은 연계를 이뤘다.
카나리아 군단은 쉽게 압박을 가할 수 있었고 이것은 30분이 되기도 전에 결실을 맺었다. 두 번째 코너킥 상황, 김영권이 높이 걷어냈고 히샬리송은 두 명의 한국 선수 사이에서 서커스를 펼쳤다. 마르퀴뉴스와 티아고 실바가 파이널 서드에서 완벽하게 주고 받더니 히샬리송에게 삼각패스를 넘겼다. 두 센터백의 아름다운 하모니였다.
45분 : 한국의 압박 문제가 드러난 공수전환 상황. 한국의 두 중앙 미드필더는 수적 우위 상황에 놓이는 딜레마에 빠졌다. 네이마르는 측면으로 움직여 역습 상황에서 3대3 장면을 만들었다.(파케타가 발을 바꿔 왼발로 마무리 하려다 김승규에 막힌 그 장면)
이 시점부터 계속 한국의 트랜지션은 회복할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나빠져 버렸다. 빌드업 상황에서 김문환은 높은 위치에서 뛰었고 이는 곧 브라질 포워드들이 3-3 상황을 쉽게 맞이한다는 뜻이다. 네이마르와 파케타가 볼을 운반하는 한편 하피냐와 비니시우스는 위험지역에서 중앙으로 많이 파고 들었다.
네 번째 골 빌드업은 히샬리송이 상대 수비 앞 센터 공간으로 볼을 운반한데서 나왔다. 두 윙어들은 안으로 좁히면서도 어느 정도 측면 전개도 가능한 위치에 있었다. 비니시우스는 뭉쳐 있던 한국 수비수 키를 넘긴 뒤 쪽으로 볼을 띄웠고 파케타가 방점을 찍었다.
이렇게 저지선이 열린 장면은 한국이 압박을 걸어올 때도 찾아볼 수 있다. 4-4-2 혹은 4-2-2-2 포맷에서 측면으로 빠진 스트라이커와 윙어는 풀백을 상대로 2대1 수적 우위를 쥐었다. 중앙 미드필더들도 같은 딜레마에 빠졌는데, 중앙 지원오는 네이마르는 물론 카세미루에 대한 커버도 없었다. 전반 막판 파케타와 히샬리송이 잡은 기회도 한국의 형편없는 하이 프레싱이 실패하고 난 뒤에 나왔던 것. 파케타-하피냐의 원투패스로 파케타가 김진수 뒤로 돌아 나가 생겼고 히샬리송은 브라질이 압박을 이겨내고 롱 패스를 받아 하프라인에서 박스 안까지 볼을 몰고가 마무리까지 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브라질은 네 골을 터뜨리는 동안 그리 많은 슛을 날리진 않았지만, 전반 종료 전까지 더 많은 슛을 날릴 기회가 있었다.
상처를 다스릴 시간을 가진 한국
한국의 타격 시간은 이미 끝난 뒤라, 후반전 그들의 맹렬함은 다소 떨어진 상태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두 장의 하프타임 교체 카드를 썼는데, 홍철과 손준호를 김진수, 정우영 대신 투입한 것이었다. 볼을 쥔 상황에서 손준호는 하프라인 부근에서 센터백들과 같은 선상에서 뛰었고 황희찬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필드를 누볐다.
다른 한국 공격수들과 마찬가지로 손흥민은 포지션적 자유를 누렸고 서로 스위칭했지만 한국은 다소 손흥민의 이상적인 위치를 찾는데 실패한 것처럼 보였다. 아마도 그 위치는 수비 뒷 공간이었어야만 했다.
한국의 빌드업 모양새는 서로 다른 포메이션에서 다양하게 나타났는데, 4-4-2는 손준호와 황인범이 갈라지고 이재성이나 손흥민이 깊이 내려와 3미드 구성을 하는 4-3-3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브라질은 수비 문제를 노출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고 한국은 공을 쥘 때 U자 대형(좌우를 넓혀 패스 선택지를 늘리는 전형)을 썼지만 썩 창조적이지 않았고 크로스 역시 브라질의 수비대형을 흩뜨리지 않고선 별 효력이 없었다.
60분 : 한국의 패스문제. 라인 사이에서의 스페이싱이 형편 없었고 특히 볼이 있는 데서는 더 그랬다. 브라질은 수동적으로 내려앉아 격전지에서 수적 우세 상황을 냈다.
여전히 브라질은 위협적인 장면들을 연출했다. 다시 한 번 하피냐와 파케타가 콤비 플레이를 펼쳤고 하피냐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했다. 두 번의 페인팅 이후 날린 슛은 김승규의 훌륭한 선방에 막혔다. 이후 역습 상황 또한 하피냐에게 좋은 찬스가 나왔다. 네이마르가 좌측에서 질주하는 와중 히샬리송의 존재 덕에 그는 교묘하게 박스 안으로 숨어 들어갔다. 이번엔 더 좋은 찬스가 났지만 다시 한 번 김승규가 슈퍼세이브를 펼쳤다.
후반 초반에 한국의 크로스가 기회를 만든 적이 있었다. 비록 이조차 다닐루의 실수 덕에 나온 것이긴 하지만. 다닐루의 투박한 터치를 황희찬이 빼앗아 슛을 날렸으나 알리송에 막혔다. 하지만 한국이 분위기를 달굴 기회는 또 있었다. 간접프리킥을 막은 브라질이었으나 그것이 교체 투입된 백승호에게로 향했다. 다소 먼 거리였지만 그의 왼발 하프 발리슛은 굴절되긴 했어도 보기좋은 코스로 날아가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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